6년전, 인모비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Facebook의 메모리 기능 은 몇년전 오늘 있었던 일들을 내 타임라인에 보여주는 기능이다. 그 기능이 추천해주어서 내가 6년전에 글로벌 모바일 광고회사인 인모비(InMobi)에서 오늘 일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벌써 6년이라니!) 인모비 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참 특별한 경험이었으며 나의 시야를 넓혀주고 커리어에 도움을 주었는데 그 이야기를 적어본다.

광고 업계의 경험

나는 CPC라는 단어는 겨우 들어보았고 CTR이 뭔지, Impression이 무엇이고, eCPM이 뭔지도 모르는 완전 광고에 대해서는 거의 백지인 상태였다. 지금이야 왠만한 광고용어는 잘 알고있고, 그 용어들이 업계에서 어떻게 쓰이고, 용어들끼리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작용하는지 실무를 통해서 대부분 알지만 처음에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인터넷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에게 인터넷 광고에 대한 이해는 너무나 필요한 것이었다.

인터넷 업계의 수익모델은 다양한 모델이 있다. 구독모델, 수수료 모델, 기여(affiliate) 모델 등등. 하지만 가장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것은 역시 광고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네이버,다음 모두 광고 매출이 수입의 가장 큰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아마존도 꽤 큰 수입이 amazon.com의 광고 매출이라고 한다) 따라서 개발자가 광고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자신이 만드는 제품의 수익모델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나는 인모비에서 솔루션엔지니어로서 2년반 정도 일했는데, 한국지사에 있는 유일한 엔지니어였다. 그러다보니 광고 운영, 광고 세일즈, 광고 파트너 연동 등 다양한 관점에서 광고시스템을 바라볼 수 있었다. 광고 타케팅은 어떻게, 어떤 원리로 이루어지고, 광고 트래킹이 어떻게 이루어지도 알 수 있었다. 이런 지식들이 인터넷 업계에서 일을하며 하나하나 도움이 되고 시야가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당시에 “모바일 광고 개론”이라는 제목으로 NDC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Sales와 BD의 경험

인모비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개발자와 만 일했다고 볼 수 있다. 코딩을 하기 위해서 기획자나 디자이너와 협업한적은 있지만, 세일즈, 운영, BD(사업)과 직접적으로 일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인모비에서는 엔지니어가 하나도 없는 사무실에서 일한다! 오직 세일즈, BD, 운영, 마케팅 등이 있는, 그런 곳. 글로벌회사의 브랜치.

세일즈. 개발자들에게는 이 얼마나 막연한 단어인가? 도대체 무엇을 어디에 얼마에 어떻게 파는 것인가? 심지어는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사람(기술이 없는 사람)이 하는 것이 세일즈(영업) 이라는 막연한 인식도 있다. 하지만 영업 없이는 대부분의 회사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런데 영업을 아무나 하다니? 대부분의 CEO는 결국 물건을 팔아서 매출 숫자를 만들어내는 사람, 즉 세일즈를 알아야 하는 사람이다. 영업을 직접해본 것은 아니고, 옆에서 본것 뿐이지만 그래도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 하면서 조금더 이해할 수 있었다. 좋은 경험.

BD. 이건또 뭔가? 비지니스 디벨롭먼트? 인모비에서의 BD는 광범위한 BD도 물론하지만, 퍼블리셔(광고 지면)을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앱에 인모비 광고를 태우면 최고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이걸 줄여서 “eCPM이 높다”고 한다)라는 설득을 하는 것이다. BD가 퍼블리셔와 미팅을 하거나 할때 기술적이 도움이 필요하면 참석하는 역할도 하고, 다양한 파트너와 연동을 하기도 했다. 역시 좋은 경험.

글로벌 회사 경험

나는 이미 삼성전자를 다녀보았던 상태였지만, 삼성전자는 그 안에일했던 개발자가 느끼기에는 한국회사에 다름이 없다. 한국 중심문화에 한국인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그 전에 캐나다에서 캐나다 회사도 다녔지만 역시 캐나다 로컬 회사였다.

반면 인모비는 한국 브랜치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글로벌 회사로서의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었다. 또한 한국 매출이 작지도 않았고, 나는 유일한 엔지니어였기 때문에 기회도 많이 있었다. 회사가 너무 작지도 않고 크지도 않아서 즐거웠다. 좋은 경험.

인모비는 인도회사이기는 하지만 구글 등에서 글로벌 경험을 가진 좋은 인재들이 많았다. 한국 브랜치에도 역시 다양한 외국계 회사를 다니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직접 빌딩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었고 그래서 인지 그때 같이 일했던 분들중에 인모비에 남아있는 분은 거의 없이 다 새로운 곳에서 멋진 일들을 하고 계시다. 그때 같이 일했던 사람들과는 종종 연락을 하고 지내는데 언제나 개발자 들을 만나다가 그 분들을 만나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느낌이라서 언제나 즐겁다.

프로페셔널로서의 경험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이라는 위계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 여기에서 “내 일”을 내가 맡아서 하는 것은 언제부터인가? 위계조직과 역할조직 이라는 글에서와 같이 인모비는 ‘역할조직’ 이었다. 그래서 이 때부터 제대로 ‘내 일’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조직에서 내가 꼭 해야하는 일들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나의 목표와 우선순위는 내가 정한다. 내가 이 조직에서 내 일을 가장 잘 알고있는 사람이다. 나의 시간분배는 기본적으로 내가 한다. 물론, 내일의 책임도 내가 지고 성과가 생기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요구한다.

한국의 조직문화와 노동법은 이런 조직의 운영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인모비는 나에게 그런 기회였고, 그래서 재미있고 많이 배웠다.

Published by 박 민우

비지니스를 좋아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Python, 온라인 마케팅, 모바일 광고, 개발자 커뮤니티, 오픈소스 등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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