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보고서

학교에 내야 했던 보고서.. 짧은 시간내에 쓴 것이고.. 공식 보고서이기 때문에 약간의 가식이 들어있다. 거짓말은 없다.

내가 네팔에 지원하게 된 것은 지난 여름 중국에서의 좋은 기억들과 인도 여행에 대한 동경이 복합되어 중국과 인도 사이에 있는 나라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BRIC이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이끌어 나아가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리고는 한다. BRIC 은 Brazil, Russia, India, and China 의 약자로서 BRIC의 중심을 이루는 나라 중에 인도, 중국이 있고 네팔은 그 사이에 있는 나라로서 그 나라들을 같이 이해하는 시발점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불교가 시작된 나라, 힌두교의 발상지, 아름다운 히말라야를 간직한 나라 라는 점도 커다란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나에게 힌두교라는 종교는 낮설음과 또 그에 따른 호기심을 유발하는 종교이고 네팔인의 대부분이 힌두교라는 점도 또 하나의 네팔이라는 나라의 매력이라고 하고 싶다.

지나가는 말로 듣기에 네팔은 세계에서 5등정도의 후진국이라고 들었다. 기준도 모르겠고 출처도 모르는 정보이기는 하지만, 그 정보는 내가 네팔에 내가 도착하고 처음 느끼게 된 느낌과 많은 부분 일치한다. 아직 많은 나라를 여행한 것은 아니지만, 네팔의 수도 카트만투에서 느낀 것은 아직은 정돈되지 못한 혼란스러움 이었다.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면서 겉으로는 알 수 없는 네팔의 아름다움과 내면적인 내용들을 많이 느끼리라 생각하였다.

다음날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될 푸퉁의 학교를 처음 보았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창틀만 있고 창문이 없는 학교의 앙상한 몰골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전기시설도 미약하여 컴퓨터등을 설치할 수 없었다. 우리는 컴퓨터를 2대를 가지고 갔는데 창문이 없었기에 비가 들이칠까봐 학교안에 컴퓨터를 들여놓을 수 없었다. 일단은 컴퓨터를 특정 장소에 들여놓았는데 나중에라도 학교에 제대로 설치되기를 바랄 뿐이다. 학교 운동장에는 또한 몇몇개의 작은 사원이 있다. 시바, 비슈노, 가르네스 등의 신의 신전이 있고 사람들은 새벽에 각 신전에서 기도를 한다. 네팔사람들의 종교가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내가 네팔에서 가장 행복했던 경험은, 너비나, 쌍기타 그리고 어니따와 지금은 이름을 잊어버린.. 아이들과 함께 했던 산책이었다. 몇몇 우리 봉사단은 농구를 하러가고.. 나는 어떻게 하다가 아이들에게 끌려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들판을 헤메이고.. 농구장도 가고.. 너비나네 집에서 커피도 얻어마시고.. 한 일이 있었다. 봉사활동 기간의 막바지에 있었던 일이었다. 당시의 느낌을 글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순수한, 천진난만 하기만 한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서 들판을 거닐고 장난 투정을 받아주고 나도 장난으로 투정을 부리고.. 전혀 아무런 목적지도 방향도 없이 들판을 가로지르던 기억은 나의 네팔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다. 너비나네 집 – 전기도 가스도 없는 흙으로 지어진 집- 에서 아궁이불로 끓인 물로 끓여준 커피, 그리고 볶은 콩을 주는 너비나네 가족들은 너무도 친절하였고 말은 안 통하지만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냈던 푸퉁학교의 학생들은 6~16세의 학생들 뿐이었지만, 우리가 작업을 하는 중에는 동네의 많은 청년들이 또한 와 있기도 하였다. 또한 짧은 시간이지만 SM college(Purbanchal University의 부속 college)의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있었다. 실제로 짬짬이 동네 청년 (주로 20~23세)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몇몇은 영어의사소통에 능숙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주로 학제나.. 사회시스템, 종교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나는 그들의 미래는 어떻고 그들의 미래는 어떠한 가능성이 있는지, 어린 학생들도 아니고 어른들도 아닌 당장 네팔의 미래를 이끌어갈 그들의 생각은 어떤지 매우 관심이 있었다. 모든 네팔 청년들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네팔의 정치와 사회시스템에 많은 불신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안감 보다는 의욕과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대학생, 한국의 젊은이와는 실제 너무도 많은 다르기 때문에 너무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정도의 수준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곤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들이 더 확실한 미래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내가 이번 봉사에서 느낀 점, 배운 점은 매우 많지만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봉사 내내 열린 마음이지 못하였고, 계속 불편한 마음이었다. 나는 평소의 나 답지 못하고 계속 위축되어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봉사활동이나 단체활동을 매우 즐기는데 이상한 일이다. 봉사단은 대부분의 사안에 있어서 자율적으로 매끄럽게 돌아갔지만 또한 많은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 답답함의 원인, 그리고 나를 위축되게 만든 원인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번 봉사는 나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줌과 동시에 더 많은 숙제를 남겨주었다고 생각된다. 아직은 그 속에서 느낀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정리가 안되었다는 느낌이다. 이번 봉사가 나를 또 다른 봉사, 또 다른 여행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것 같다.


  1. 인도 Avatar

    퍼가도될란가요……

  2. 인도 Avatar

    올블에서 왔습니다..

  3. su Avatar

    동기가 너무 작위적인데

  4. tebica Avatar

    인도/ 퍼가도 됩니다. 출처는 밝혀주세요
    su/동기가 작위적인건.. 학교에 내는 보고서라서 라고 하면 변명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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