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그리고 그녀의 31평 아파트

나는 주소가 있다. 그것은.. 국가, 시, 구, 동 그리고 10진수 숫자3개와 짝대기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아, 나는 빌라에 살고 있으니 XXX호라는 것도 빼먹지는 말아야 하겠지.

책을 누구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는데.. 그 사람의 주소를 몰랐다. 내가 아는 것은 그사람이 대충 어디살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색 옷을 즐겨입고.. 그런 것들. 그래서 이렇게 소포를 보내면 어떨까.. 생각했다.

예를들어.. ‘XX대학교 에서 노란색 옷을 즐겨입고 금요일 수업끝난 3시쯤에는 학교구내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그가 듣는 mp3를 빼앗아 들으면 아마도 민중가요 이거나 퀸, 또는 밥 딜런의 음악인.. 사람” 에게…

그런.. 작지만. 수치화 될 수 없는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서 요즈음 많이 듣고, 읽고, 이야기 하게 된다.

또, 이건 조금은 다른 스토리 인데,

그녀와 이야기 하다가 그녀가 말했다. “나는 더도 말고 덜도말고 31평 아파트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어, 그정도면.. 뭐 소박하고.. 괜찮지 않아?” 자세하게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런 내용이었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수치화 되어 버린 “31”이라는 마법의 숫자를 지닌 저 목표에 대해서.. 나는 마음에 안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나는 “평수는 작아도 작은 정원이 있어서 후레지아를 심을 수 있는 집이 있었으면 좋겠어” 따위를 기대했던 걸까.

거기서 나는 마치 내가 모든 물질적 가치를 초월한 양… ‘나는 집이 필요없어’ 따위의 말을 늘어놓았지만, 그럴리가. 다만 집보다 더 소중한 그 무엇인가를 아직 찾고 있을 뿐.

현대는.. 소비를 부추기고, 경쟁속에 경쟁을 하며, 수치화 하고, 물질중심의 사고를 강요하지만, 그것을 인식하기보다는 그 당연한 듯한 분위기 속에 동화된 삶을 살기가 쉽다. 사회가 원하는 그 가치속에서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찾기위한 공부를 하고 싶다. 이번 방학에는 말이다. 책도 많이 읽고.. 잠도 많이 자고.. 집에서 암것도 안하고 쉬기도 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들꽃을 발견해서 공받기를 잊어버렸다는 그 어떤 야구 수비수 처럼.


  1. sook Avatar
    sook

    현실은 , 현실인데 … 이상은 이상이지 … 세상에 나오기 전까진, 이상도 현실이 될 줄 알았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