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되고 싶다.

아래글은 내 대학동기 수현이가 쓴 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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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안녕?
나는야 수현.
예닐곱쯤 되는 수현은 수현도 아니지.
헤이헤이~

나는 갈 거야, 가고 말 거야.
달덩이 같은 호빵을 품에 안고
모락모락 나는 김에 안경을 흐린 채
나는야 어디론가 놀러 갈테다.
귀머거리 벙어리라도 즐거울테지.

고깃덩이 덥썩 문 개, 침을 질질 흘리네.
머리 셋인 고양이는 저리로 가세요.
여기여기 붙으려 하면 목을 비틀어 버리겠어요.
자자, 그래도 웃으며 살아야지.

너도너도 어서어서 꿈에서 나와.
왜냐하면 꿈 속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코끼리 코가 절벽에 가 붙는다 해도
나는 여기서 혀를 낼름 거릴 테야.

모두모두 즐겁게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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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너무도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또, 충격을 받았었다. 아! 나도 이렇게 시를 쓰고 싶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을 은유와 언어의 마법으로 멋지게 재가공 하여 뱉어내고 싶다.

저번에도 몇번 언급을 했지만 시인이 되고 싶다. 풀타임 시인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문장공부도 공부지만, 머리속에 생각이 많아야 하겠지. 또 많이 읽어야 하겠지. 저런시도 쓰고 싶지만, 간결한 시도 쓰고 싶고, 천상병 시인의 시같은, 그런 읽기 쉬운 시같은거도 써보고 싶다. 대학교 가면 시 쓰는 법도 배우고 싶다.

나 자신이 외로울때, 머릿속이 복잡할때, 그것을 뱉어낼 수 있는 도구, 악기또는 시쓰기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은 참 복받은 일이다. 그래서 기타도 배우고 싶은거고. 시도 쓰고 싶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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