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stler 는 아주커다란 스키,보드,마운틴바이크 등등을 즐길 수 있는 세계최고수준의 리조트이다. 저번 주말에는 2박3일로 Whistler에 다녀왔었다.
Whistler 에서 만난 사람들중에 기억나는 사람이 몇 있다. 모두 스키 곤돌라 안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꼭대기에서 맨 아래까지 곤돌라는 약 15분(?) 정도 걸린다. 산이 엄청크니까.
하나는 호주에서 온 젊은 청년. 나이는 약 25살. Whistler 에서 일을 하면서 보딩도 즐기고 말그대로 인생을 즐기며 살고 있다. 스키 시즌이 끝나면 맥시코로 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내가 몇몇 유럽이나 북미사람들에서 느낄 수 있었듯이 ‘즐기고 살다보면 어떻게 잘 되겠지’ 하는 스타일 이었다. 우리처럼 ‘열심히 살아서 장가가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할텐데’와는 거리가 먼 삶의 스타일 이다. 유럽이나 북미는 그나마 살기 좋은 곳이라 그런 삶의 태도를 종종 볼 수 있고, 한국에 비하면 어느정도 그런 삶이 가능한 사회다.
나도 ‘즐길땐 즐기자’ 하는 생각은 언제나 가지고 있지만, 나로 하여금 ‘즐길땐 더 제대로 즐기자’ 하는 생각을 가지게 했던 만남.
다른 한 사람은 백발이 성성한 캐나다 노부부. 그나이에도 스키를 즐기신다. 부부금슬도 아주 좋아보이는데 어떻게 왔냐고 했더니 Whistler에 산다고 한다. 은퇴하고 Whistler에 집을 사서 아름다운 자연도 즐기고, 가끔 스키도 즐기고 배우자와 함께 낙낙한 여생을 즐기는 완벽한 표본! 서로 조그마한 말장난도 치고 말에서 인생의 느긋함과 풍족함이 뭇어난다. 갑자기 부러워져서는, 이렇게 은퇴하고 Whistler 같은곳에 정착해서 여생을 즐기기 쉽지 않은데 이루었으니 참 부럽다고 했다. I envy you guys made it! 했더니 나도 열심히 일해서 나중에 은퇴하고 Whistler 에서 살기를 바란다고 한다. 나는 Whistler에서는 김치구하기 힘들것 같아서 싫지만, 하여튼 여생을 그렇게 넉넉히 풍족하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사랑하는 배우자도 있어야 겠지.
곤돌라,리프트에서 나는 사람들이야기를 듣거나 같이 대화를 할일이 많이 있었는데, 대부분 삶을 잘 즐기는 그런 모습들이 보기 좋아보였다. 물론 어느정도 여유도 있고 잘 즐기는 사람들이니 거기까지 왔겠지.
글쎄, 지금까지 말한 그들의 삶이 꼭 내가 지향하는 모습이라거나 아니면 내가 앞으로 가고 싶은 길이라고 말 하고싶지는 않다. 그들의 삶은 나와는 많이 다르니까. 하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보이는 여유들과 철학들은 많은 것을 느끼게하고, 또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결국은 나 자신으로 하여금 조금더 다른 삶의 가망성을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