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의 2013년 한국 진출로 시작된, 한국에서의 ‘승차 공유 서비스(Ridesharing service)‘ 대한 10년동안의 논쟁이 타타의 2심 무죄로 거의 마무리 되고있다.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한다고 하지만.. 결과가 달라질까 싶다. 10년의 과정동안 승차 공유서비스에 대한 나의 의견을 계속 바뀌어왔다. 내 주위에 개인/법인 택시관련 업을 하시는 분들은 없으나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도 했다가, 스타트업을 응원하는 하는 IT업계 직장인으로, 그리고 타다의 만족스러운 서비스 경험을 했던 소비자로서 계속 입장이 바뀌었고 내 주위 사람들도 의견이 나뉘는듯 했다.
이 논쟁은 승차공유서비스 뿐 아니라 “모바일 등 새로운 기술이 파괴할 기존 질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논의 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에어비앤비로 인해서 기존의 “민박”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아직까지도 내국인 대상 에어비앤비는 주로 농어촌에 있는 민박의 제한 조건에 맞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불법이다. (참고: 내국인 대상 에어비앤비가 불법? 200만명이 묵었는데…)
‘타다’는 혁신적인 서비스인가?
혁신하면 “올해도 혁신은 없었다” 로 유명한 아이폰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혁신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아이폰은 꾸준히 진보한다. 그런면에서 타다도 우버도, 리프트도 혁신적이지는 않다. 이들 모두 “잘 만든 서비스”이다. 인기있는 맛집은 혁신적이지는 않지만 “잘 만든 음식과 서비스”라는 힘든 목표를 이루어 냈다. 타다도 혁신은 아니더라도 서비스를 잘 만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10년전과 달라진 “혁신”이 있다. 바로 GPS를 내장한 스마트폰 이다. 모든 승차공유서비스는 이 GPS가 달린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에 기인한다. ‘타다’관련 기사 댓글을 보면 “나라시 택시랑 다른게 뭐냐?”라고 하는데 ‘타다’의 혁신은 모바일 이라는 변화에서 온다. 결국은 택시는 타다와 싸우고있는게 아니라 모바일 기술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기술이 있는 한 기존의 택시 비지니스는 어떻게든 바뀌게 될 것이다. 현재의 택시는 택시의 위치도, 고객의 위치도, 시간대별/위치별 택시 호출 빈도도 알기 힘든 시대에 만들어진 규칙이기 때문이다.
마차는 기차와 싸운것이 아니라 증기기관이라는 신기술과 싸웠다/ 택시는 타다와 싸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GPS+모바일이라는 신기술과 싸우고 있다.
타다는 합법인가?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나는 무죄로 끝이 나리라 생각한다. 결국은 (당시의 여객운수사업법 기준으로) 합법이었다는 이야기 이다. 결국은 법이 또 바뀌었지만. 합법이라고는 하지만, 아마도 안정적인 택시서비스 운영을 목적으로 했던 여객운수사업법의 취지에는 아마 어긋났을 것이다. 여객운수사업법은 택시 사용자와 택시 운영사, 개인 택시 의 이익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었으나 타다와 같은 모델은 택시 번호판의 가치를 폭락시킬수 있었기 때문이다. 택시 번호를 가진 사람들은 그게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자산중 하나인데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무슨수로건 방어해야 했다.
실제로 다른나라의 경우 우버의 도입으로 여러 도시의 택시 면허권의 가격이 폭락했다. 타다는 불법이 아니더라도 택시기사의 표를 신경쓸수 밖에 없는 정치인들이 보기에는 막아야 하는 서비스였고 따라서 정치권은 택시 기사들을 보호하기위한 법을 만드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새로운 법에서는 예전의 그 타다는 실질적으로 불가능 하다.
타다는 완벽하게 잘했나?
완벽했다면 내 의견이 여러번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무죄가 아니니 합법이었겠으나, 택시와 사용자간의 균형을 만들었던 법의 취지에 어긋나는 사업이었고, 택시업계의 사람들의 삶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업이었기에 무조건 응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언제나 GPS가 장착된 컴퓨터를 들고다니게되었고, 따라서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방식은 바뀔수 밖에 없다.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지만 기존의 규칙을 유지하고자 하는 택시 업계에 변화가 필요했나 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표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정치권이나 변화가 두려운 택시업계가 알아서 변화를 가져올수는 없었고 그나마 타다라는 시도가 있어서 법개정이라도 있었다. 그 법에 찬성하느냐 아니냐는 또 다른 이슈 이지만.
그러더니 이제는 또 심야시간에 택시가 부족하다고 타다 허용 논란이 고개를 들고있다. 택시 기사들의 고령화와 소비자 편익을 생각했을때 플랫폼이 개선할수 있는 점이 있는데 계속 외면하기는 힘들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큰 물줄기는 우버와 타다와 같은 플랫폼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문장 처음에 쓴것처럼 10년된 이 논쟁은 10년후에는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까? 지금보다는 더 우버에 가까운 모습이 되어있을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타다는 그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회사, 트렌드를 만들어냈던 서비스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