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의 2018년이란 무엇인가?

회고글은.. 개발자만 쓰는거 같다. 그렇다고 회고를 쓴다고 개발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2018년 현재, 개발자인가?

이 글은 회고 글인데 제목을 “2018년 회고”라고 하기는 싫었다. 솔직히 애자일이 뜨기전에는 “회고”라는 단어가 이렇게 유명하지 않았고 뜻도 잘 몰랐다. retrospect 라는 단어를 번역하려고 사전에서 재미없게 번역한 단어겠지. 풀어서 ‘되돌아보기’라고 하면 좋을 텐데

육아

일단 육아를 놓고 2018년을 말할수 없을것 같다. 아침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기” 미션을 수행하고있다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할때까지 나 자신을 가다듬는데 쓰는 시간은 매우 짧다. 세수하고 면도하고 로션바르고 옷입고 포함해서 10분 미만이다. 그래도 회사생활을 하는데 직장인으로서 나 자신을 더 가꾸어야 겠다는 생각은들지만, 내가 아침잠도있는데다가 어린이집 간식시간에 늦지않게 데려다 주려면 챙길것도 많고 아이 무엇보다 그날의 아이 컨디션에따라 변수가 많다. 밥을 아주 잘먹는날과 옷을 알아서 입는날부터 밥, 옷갈아입기등등 모든것을 거부하며 난리부르스를 추는 날까지… 하지만 아이와 내가 매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고정적으로 있다는 것은 참 좋은거 같다.

아이가 100일쯤 되었을 때 누군가에게 “언제쯤 되면 육아가 할만해지나요?”라고 물어본적이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가 다르지만 누군가가 “두 돌이 되면 좀 나아진다”라고 했는데 일단 아이가 할줄 아는 것이 늘어나면서 빠르게 좀 나아지는거 같기는 하다. 이제는 조금씩 육아가 즐겁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어린이집을 보내고있는데 무료다. 육아에 대한 글이 터지기 시작하니 너무 쓸게 많은데 나중에 따로 써야겠다. 하여튼 어린이집은 실제로 무료다. 아기가 생기기 전에는 어린이집이 무료(정확히 표현하자면 100% 보조)라는 것을 몰랐는데 한국 참 좋은 나라다. 아이를 돌보는 일은 매우 힘든일인지라, 어린이집에 매일매일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있다. 아침에 어린이집 선생님을 만나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가슴 깊숙이로부터 저절로 우러 나온다.

또 감사할 곳은 나와 와이프의 직장이다. 나도 와이프도 모두 어느정도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을 가지고있는데, 그렇지 않다면 맞벌이 육아를 어떻게 할 수 이었을지 상상이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기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어린이집도 중요하지만 자유로운 출퇴근시간 정책이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할말이 많은데 육아글은.. 나중에 따로 써야겠다.

결과적으로 육아는 힘들지만 그 이상으로 너무나 즐겁다. 그리고 애기는 이쁘다. ‘애기가 얼마나 이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예전에는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이렇게 이쁠수도 있네?!

LINE으로 이직하다

당연히도, 올해의 가장 큰 사건이다. 2년 8개월간의 Realm 생활을 정리하고 LINE에 조인하게 되었다. Realm에서는 정말 멋진 사람들과 같이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미국 스타트업의 remote 직원으로서 일한다는 것은 신기함 경험이었다. Developer Marketing 은 무엇이고,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은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 어떤 프로세스로 어떻게 일하는지도 경험할 수 있었다. 아쉬운점은 훌륭한 제품,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문제점 때문에 이를 회사가 매출로 연결시키지 못했고, 나도 그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 못하고 중단되었다는 점이다. 아직도 Realm을 응원하고, 2019년에는 더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기대하고있다.

새로운 회사인 LINE은 정말 좋은 회사다. 좋은 개발자들, 대규모 프로젝트,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다양한 지원과 물품들 (스탠딩 데스크?!), 잘 자리잡은 개발 프로세스와 문화를 가지고있어서 개발자들이 일하기에 좋은 회사다. 하지만 타겟시장이 한국이 아니라 모두 해외라는 이유 때문에, 개발자들이 LINE에 실제 어떤 프로젝트가 있고,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는 비교적 잘 알려져있지는 않다.

이곳에와서 여러가지 일을 하지만, LINE이 개발자가 즐겁게 개발할 수 있는 훌륭한 회사인데 비해 잘 알려져있지 않다는 현실을 개선하려고 하고있다. 이를 위해서 더나은 사내 문화, 사외 개발자 커뮤니케이션, 테크 브랜딩, 등등의 활동을 한다. 라인은 “개발자가 가장 가고싶은 회사”가 될만한 충분한 요소들을 갖춘 회사이다. 이를 잘 정리하고 적당한 채널로 전달하는 일들을 주로 하는데 재미있다. 2018년에는 입사해서 회사를 잘 알아가며 시도하는 과정이었다면, 2019년에는 실제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한 해로 만들어보고 싶다

정리한 것들: 컨퍼런스, 개인 프로젝트 등

내가 2017년경만해도 다양한 컨퍼런스의 오거나이저로 참여하고있었다. 파이콘은 3년동안 열심히 했고, 렛츠스위프트, 드로이드나이츠는 내가 초기에 기획부터 참여했던 행사들이다. 컨퍼런스를 하면서 재미도 있었고, 많은 분들을 만나서 많이 배웠다. 하지만 시간도 부족하고 하여 이제는 거의 모두 정리했고 일부 드로이드나이츠에서의 조그마한 역할만 남겨두었다.

정보공개센터 개편 프로젝트도 참 별거아닌데 오래끌었다. 2016년 중순에 시작한 일인데 2018년 10월에 일단락을 지었다. 아직도 정보공개센터의 회원으로서 활동은 관심있게 지켜보고있다. 홈페이지 AS나 몇명 도움이 필요하면 계속 도와드리고 참여하고자 한다.

방치되어있던 개인 프로젝트인 adnow를 일단 하지않기로 했다. 인모비에 있으면서 광고에 관심이 많아져서 광고에서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프로젝트였는데 계획은 컸고, 시간은 부족했다. 그대신에 또다른 방치되어있던 프로젝트인 devnews.kr 을 2019년에는 다시 열심히 해보려고한다. devnews.kr 은 몇가지 구조적 문제점을 가지고있는데 해결도 하면서 Python을 꾸준히하는 계기로 삼아보고싶다.

가능하면 더 많은 것을 버리고 정리하려고 노력하고있다. (잘하고있다는건 아니다) 사진은 구글포토에 몰아넣는다거나, 종이상태로 가지고있던 서류들은 스캔하거나 아예 버려버린다거나, 안쓰는 물건을 팔거나 버리는 등 말이다.

기타

음악서비스를 벅스에서 네이버뮤직으로 갈아탔다. 회사에서 네이버포인트를 주는데 그것으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벅스를 쓰던이유는 예전에 한달에 900원 행사를 했기때문인데 음악을 거의 안듣기때문에 해지하고나서 한동안 음악서비스를 쓰지 않았어도 전혀 생활에 지장은 없었다. 그러다가 클로바 AI스피커가 생기면서 네이버뮤직 연동을 위해서 신청했는데 나름 잘 쓰고있다.

링크 저장을 위해서 사용하던 pinboard.in 을 버리고 Pocket으로 갈아탔다. 그리고 영어 문법을 수정해주는 Grammarly 플러그인을 삭제했다. 이직하고나서 거의 쓸일이 없어서

생산성 도구로서 Todoist 를 1년 결제했다. 개인TODO는 Things로, 회사 TODO는 Todoist로 이원화 했다. Todoist를 결제한지 4개월이 지났는데 아직은 Todoist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고민이다. Airtable 과 Notion을 사용해보았는데 트렐로보다 훨씬 좋았다. Todoist가 만료되면 회사용으로는 Notion으로 갈아타야하나 생각중이다

클라우드: earlybird.kr 를 포함한 홈페이지를 가상서버에서 웹호스팅으로 옮겼다. 자유도는 더 떨어지고 ssh 접속도 안되지만 managed 서비스라서 그런지 더 편안하다. 오래된 지저분한 가상서버들을 정리하고 새로 하나 Ubuntu 18.04 인스턴스를 생성해서 python기반 프로젝트들만 새로 옮겨주었다. 웹호스팅과 가상서버 모두 iwinv를 사용하는데 아쉬운점이 없지는 않지만 쓸만하다.

파일 저장: Toy 프로젝트를 위해 Azure Storage를 쓰고있는데 AWS S3로 옮기고자 한다. 이유는 Azure portal의 Web UI가 불편하고, Python library 사용성이 안좋다고 느껴서이다. 한편 개인 파일을 저장하고있는 NAS는 5년반동안 죽지않고 잘 살아있기는 한데 뭔가 불안하다. 데이터를 디스크 2개에 미러링 해두고있기는 하지만 둘다 죽진 않겠지? 미러링은 잘 되고있는 걸까? 확인하기가 귀찮다

유튜브에 빠졌다. 뭔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때나 심심할때 보게된다. 그리고 검색도 자주한다. 얼마전에 검색한 것으로는 “뚫어뻥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건 동영상으로 보면 바로 알 수 있는데 글로 읽으면 감이 안오는 콘텐츠다. 예전에 자동차 DIY에 관심이 있었는데, 글과 사진으로 된 DIY글을 보다보면 꼭 중요한 사진이 한두개가 없다! 이런것도 비디오가 최고다. 그리고 요즘에는 좋은 컨퍼런스 영상이 다 유튜브에 올라온다. 참 좋은 세상이다.
슬픈것은 이런 중요한 시장을 외국회사인 구글에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TV나 카카오TV도 분발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Read / Write / Code / Work out”, 내 핸드폰 화면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저중에 올해 제대로 한건 하나도없네? 책도 안읽고, 글도 안쓰고, 코딩은 쬐끔하고, 운동도 안했다. 물론 저걸 내가 하도 안하니까 써놓은 것이니까 괜찮다. 그래도 2019년에는 많이 읽고, 트위터나 블로그에 글도쓰고, 코딩도 더 하고, 운동도 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글도 오랜만에 쓰니까 이거 술술 써지네!

2 thoughts on “박민우의 2018년이란 무엇인가?

  1. Pingback: [tebica story] 박민우의 2018년이란 무엇인가? - DEVBLOG - 개발자 메타블로그

  2. 권영호 says:

    잘읽었습니다 ㅎ..ㅎ Todoist,notion 처음 들어보는 것들인데 한번 봐야겠어요 ㅎ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