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즈음 블로그가 좋아 죽겠다. 나는 왜 그렇게 블로그에 열광하는 것일까? 뭐 멋진 이론들이나 유명한 사람의 글, 블로그의 유래등은 다 때려치고 ‘나’의 관점에서 바라보자. 한번 까발려 보자.
외롭기 때문이다.
1. 나는 내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기뻤던 이야기들, 슬펐던 이야기들, 분했던 이야기들, 내 아이디어들, 내 유머들. 오늘 혼자서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채여서 참 아팠는데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나는 듣고싶다. ‘많이 아팠지? ‘아팟냐?’ 이런 말도 좋다. ‘멍청아 쫌 눈좀 뜨고 다녀라!’ 내가 아팠다는 것을 온 세상이 알리라.
2. 내가 기쁜일이 있을때 알릴수 있는 수단이 있었으면 좋겠다. 온세상이 나의 그 기쁜 소식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내 블로그에 와서 코멘트를 남기라 찬양하라 나의 기쁜 소식을. 나의 영광을, 내가 얼마나 잘났는지를.
3. 내게 슬픈일이 있을때는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무슨일인지 자세하게 적지는 않겠지만, 글에서 내가 슬프다는, 힘들다는 분위기를 힘껏 내뿜어줄테다. 위로해주어라. 위로받고 싶다. 위로의 코멘트를 남기라.
4. 내가 분한일이 있을때는 지지자가 필요하다. 내 의견을 지지하라! 내가 옳다. 그는 틀렸다. 나를 분하게 하다니, 대중은 나를 지지하고 있다. 보이는가? 저 코멘트들.
5. 나의 잘난 지식들을 알리리라. 이봐라! 나는 영어사이트도 읽는다. 내 블로그에 링크걸린 저 영어사이트 들을 봐라! 너는 저거 읽을줄 아냐? 저런 따끈따끈한 지식들을 알고 있냔 말이다! 나는 세상을 이끄는 기술 선도자이다. 내 블로그를 읽어라. 너도 나의 반만큼은 따라 오리라.
아주 조금은 과장되었지만, 솔직하게 적어본 이 내용들을 정리하면, 간단하다. 나는 외롭기 때문이다. 여자친구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친구가 있고 없고의 문제도 아니다. 그냥 외로운 것이고 나를 알리고 싶고 ‘나’를 공유하고 싶은 것이다. 싸이월드의 폐쇄적인 인터페이스와 사진중심의 구성, 그리고 일촌을 중심으로한 관계설정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싸이월드가 ‘나의 모습’을 ‘아는사람들’에게 공유하는데 좋다면, 블로그는 ‘나의 생각’을 ‘아는사람들을 포함한 대중’들과 공유하는데 좋다.
연애인들이 인기가 떨어지면 못견뎌 하듯이, 내 블로그의 카운터가 떨어지면 나는 슬프다. 싸이월드의 방문자수에 집작하는 것과 비슷하다. 가끔 그 숫자는 ‘이 세상에서 나의 중요성’을 대변하는 숫자로 느껴지기도 한다.
나를 읽어라. 내 블로그를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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