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를 고민하는 대학생에게

요즘 회사에서 외부행사 발표할 일이 없다.
(행사들이 다 없어졌으니까)
그래서 라인을 알릴겸 해서 여러 대학교에서 온라인으로 개발자 커리어이야기를 하고있다.
대학생들은 생각보다 현업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별로 없기에 끝나고 평가를 받아보면 실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이야기가 많다.
발표는 Zoom webinar로 온라인으로 진행하다보니 QnA 기능으로 질문을 받는데 아무래도 온라인에서 질문이 편해서 그런지 질문도 꽤 올라오는 편이다. (익명 질문도 가능)
끝나고나서는 내 개인 이메일을 공개하고 궁금한게 있으면 연락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연락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얼마전에는 긴-이메일이 하나 왔다. 게임을 좋아해서 컴공과를 갔는데 생각보다 다른 교육과정에 고민을 하고있는 3학년 학생.

내 생각에 컴공과에 온 학생중에 한 절반은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 이건 컴공과 만은 아니고 다른 전공도 비슷할것 같지만 실제로 수업을 듣기전에는 어떤 것을 가르치는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홈페이지에 다 공개되어있긴 하지만 고등학교때는 학과 사이트를 방문해서 커리큘럼을 찾아볼 생각도 하기 힘들겠지

나는 일단 게임을 안좋하고 모르기에 게임업계 이야기를 말해주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답장을 해주었다. 약간의 각색과 익명처리해서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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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님 안녕하세요,

많은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실제로 게임을 만드는일이 얼마나 어렵고 때로눈 지루한 일인지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게임관련 학과를 선택합니다. 대부분의 업계와 같이 게임도 재미없고 지루한 기본을 쌓는 시간이 있어야 그 실력을 기반으로 장기적인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기초를 쌓는 부분이 지루하고 재미없기 때문에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그 열정을 기반으로 힘든 과정을 지나서 진짜 게임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OO님이 제게 긴 이메일을 쓰면서도 생각이 좀 정리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좋아하는데 아트와 그래픽스 중에서 어떤 것이 맞는지도 아직 파악하기에 힘들어하고 있는 것이 맞나요? 아직은 3학년 1학기라면 열심히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답답함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신것 같은데 말한대로 3D 그래픽 학원등은 취업을 위한 도구 사용법의 범위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학원에 실력있는 사람이 없다기보다 학원에서 기초를 가르치면 수강생들이 ‘당장 취업을 위한 기술’을 원하기 때문에 또 맞지 않을거구요. 저는 학교에 있는 환경이 유의미하고 얻을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두가지를 추천드리고 싶네요.

  1. 일단 가장 가까운데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분에게 조언을 구하는게 좋습니다.
    OO대에서는 OOO 교수님이 관련 그래픽스 연구를 하신 분이시네요,
    (교수님 랩실 링크, 교수님 구글 스칼라 링크)
    혹시 수업 신청도 했나요? 한번 가서 상담도 받아 보면 어떨까 싶네요.
    젊은 교수님 이신거 같으니 OO님의 고민을 잘 이해해 주실것 같아요
  2. NDC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사이트의 발표를 들어보기를 권장합니다.
    http://ndcreplay.nexon.com/
    NDC replay 에 가시면 정말 기술적인 내용도 있지만 개발자 커리어의 이야기도 많이 있습니다.
    박종천 님의 “게임 개발자가 되려면” 같은 세션 꼭 들어보세요.
    http://ndcreplay.nexon.com/NDC2016/sessions/NDC2016_0040.html

마지막으로, 미술(아트)과 게임 그래픽 은 꽤 다른 분야 입니다.
저는 게임쪽은 잘 모르지만, 교수님 조언과 NDC등 에서 좋은 강연 찾아보시면서 OO님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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