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정치란

정치는 나를 정의한다. 내가 어떤 정당과 인물을 지지하는지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많은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가 어느쪽을 지지하는지 공개하고 싶지 않다. 그 이유는

  • 내가 지지하는 정당과 인물은 계속 바뀐다. 물론 커다란 방향이 바뀌는 일은 거의 없겠지만 진보나 보수 모두 스펙트럼이 꽤 넓은데 그 안에서는 이동하기도 한다. 그런데 한번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알려지면 그 이미지로 고정된다. 나는 아주 자주 바뀌는데 강제 업데이트 해줄수도 없고.
  • 특정 정당이나 인물이 추구하는 바에 100% 동의하는 경우는 없다. 내가 좋아하는 정당이라도 뻘소리를 하는 경우가 아주 많고, 그 안에는 또 이상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고 해도 투표는 전략적일 수 있다. ‘비판적 지지’라는 것부터 비례대표 투표, 지역구 상황 등등 복잡한 경우의 수는 너무 많다.
  • 나와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좋은 사람이 많다. 그들과의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같은 정당을 지지한다면 서로 기분은 좋겠지만 그렇다고 딱히 관계에 좋은일도 별로없다.
    즉 지지 정당이 다르면 나쁜 영향은 가능하지만 같은 정당을 지지해도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음.

등등등 내가 지지하는 인물, 정당이 나의 복잡하고 유동적인 ‘나’의 의견을 대표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는 취미다.

지금은 ‘지구당’ 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없어졌지만 예전에는 지구당 활동을 꽤 열심히 한적이 있다. 길게 하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서 사람도 만나고, 많이 배우고 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동아리 활동 같은. 뭔가 활동과 고민의 중심에 있다기보다는 관찰하고 (홈페이지 같은거) 도와드리고.. 하는 입장이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좋은 기억이었다. 지구당 제도 왜 없앤거야~ ㅎ (물론 그 폐혜 때문이긴 하지만 나는 가난한 정당에 있었기 때문에 재미있었는데..)

정치 뉴스는 드라마다. 매우 재미있고 끝없는 드라마. 아주 리얼리티 넘치는 드라마이다. 워낙 장편이고 등장인물도 어짜피 많아서 TV 드라마처럼 하나하나 챙겨볼 필요가 없다. 바쁠때는 안보다가.. 시간날때 보고 하면 된다. 가끔 안O수 처럼 은퇴했다가 돌아오고.. 하는 경우도 많고.. 재미있다. 요즘에는 유튜브에서 정치 관련 맥락을 설명해주는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는데, 참 재미있다. 이런 프로그램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라디오에서 하면 지나가버려서 챙겨볼 수 없었는데 요즘에는 유튜브에도 올라오니 시간날때 보면 된다.

정치는 공부거리다.

각 사안일 보면서 가끔 헌법도읽게 되고 3권 분립에 대해서도 찾아보게 되고 의회 홈페이지도 놀러가게 된다. 얼마전에는 공인인증서 관련 법안이 하도 진행이 안돼길래 법사위가 왜 중요한지 입법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이런 것들을 찾아보았는데 재미있었다. 이런 것을 알아야 정치 뉴스가 더 재미있어지는데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거지? 요즘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알려주나?

나의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한다.

정치는 게임이다. 비판적 지지와 같은 행동이 일어난다. 후보는 민주당을 찍어도 정당은 정의당을 찍고, A를 지지하지만 B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C를 찍는다. 등등

이렇게 재미있으니 정치에 관심이 없을 수 없다. 우리나라 정치는 딱 적당히 재미있다. 많이들 욕하고 나도 문제가 많다는 점을 아주 많이 보지만 나는 그래도 이정도면 글로벌 기준 나쁘지 않은 의회라고 생각한다. 적당이 판갈이 되고 보면서 분노하고 감동하고 억울하고 통쾌하다. 얼마전에는 유튜브에서 정치인 연설을 보고 눈물을 줄줄줄 흘렸다. 지금같은 semi 양당제가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인해서 완화될 수 있으면 더 재미있고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정치가 삶이다.

두말하면 잔소리. 미국사람들이 트럼프를 뽑느냐 힐러리를 뽑느냐는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나쁜 정치인을 대통령, 시장, 군수, 국회의원 으로 뽑으면 나라 금방 말아먹는다. 어떤 사람을 뽑는지, 어떤 법안이 통과되는지 는 우리의 삶에 직접 적으로 영향을 준다.

누구는 우리나라의 정치가 문제라고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 정치가 세계 평균보다는 물론 우수하고, 대충 OECD 중간 쯤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거는 없다. 걍 느낌). 정치게 계속 관심을 가지자. 재미있다 삶에 도움이 되는 공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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