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와 취향이 사라졌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좋은 점이 너무 많지만 아쉬운 것 중 하나.
삶에 중간중간 생각을 할 여유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사색”이라는 단어는 좀 너무 무겁다. 뭔가 사색을 하면 엄청난 아웃풋을 만들어 내야 할 거 같은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냥 “멍때리기”를 좋아한다. 주말 아침에 자동으로 눈이 떠졌을 때, 일어나지 않고 이 생각 저 생각 상상을 자유롭게 하면서 배가 고파도 일어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며 이불에서 뒹굴뒹굴 하는.. 그런것이 이제는 하기 힘들다.
빡세게 하루를 지내고 아기가 자면 밤에 나의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생각이라는 것은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이 났을때 자유롭게 머릿속을 떠다니는 것이다. 물론 밤 시간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살면서 때때로 “멍때리기”를 한다고 뭔가 의미있는 발전이나 결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왠지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하다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그냥 내가 게을러서 게으름을 피우려고 합리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 “멍때리기”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게으름을 피우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인덴트를 위해서 4space를 좋아하던 때가 있었는데, 내 코드에서 tab을 모두 직접 찾아서 손으로 스페이스를 4번쳐서 수정한 적이 있다. 그때는 정규표현식에 빠져있던 때라 UltraEdit로 별의별 Find & Replace를 해내던 때였음에도 “여유”가 있었기에 그냥 손으로 tab을 space로 하나하나 수정했었다. 이런 단순작업을 하다보면 머리가 맑아진다. 그러다보면 4space와 시간을 보내면서 애정을 쏟게 된다. “취향”이 생기는 것이다.
솔직히, 4space가 tab이나 2space보다 더 나을 이유는 없다. 논쟁을 하자면 2시간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그냥 여유가 없다. 지금은 좋아하는 인덴트가 없어지고 말았다. 취향이 사라진 것이다.

PS. 이 글은 아이와 와이프를 버리고 좀 쉬겠다고하고 컴퓨터 앞에 않아서 일요일 오후3시에 썼다.  글을 쓰면 머리가 맑아진다. 머릿속에 퇴적되어있는 퇴적물 들을 flush 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글쓸 여유를 가지게 해준 가족에게 감사를

PS2. 이 글에 쓰여진 사진은 내 개인 구글 포토에서 “think”라는 단어로 검색해서 찾은 2017년 11월 사진이다. 앞으로는 저작권 문제가 없는 내 구글 포토를 더 애용하려고 한다. 아, 이 사진은 내가 찍은 것은 아닌데 그 사람이 저작권을 가진건가? 근데 누가 찍어 준건지 모르겠다.

2 thoughts on “여유와 취향이 사라졌다

  1. heil park says: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소프트웨어대학원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카이스트 소프트웨어 대학원 면접 정보가 너무 없는데 간단하게 조금만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LG고용SW석사전형으로 할 것인데 면접볼때 전산학부처럼 OS/알고리즘등을 물어보는가요?
    면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몰라서 너무 궁금합니다. ㅜㅜ
    혹시나 제 메일은 pllpokko2@naver.com 입니다.
    감사합니다.

    • 박 민우 says:

      제게 이메일 주시는 커리어 조언은 대부분 답변을 드리고 있습니다. 제 이메일은 홈페이지에 공개되어있으니 이메일 주세요. 감사합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