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친구라는 것은 좋은 것이다. 어떻게 친구가 되는가? 친구가 되고 싶다고 친구가 되는것은 아니다. A와 B와 친구가 되고 싶어도 B는 A를 안좋아 할 수도 있는것이다. A가 못생겼거나 돈이 없거나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더라도 그냥 그런것이다.

친구가 된다는 것은 서로 믿는 것을 전제로 한다. 믿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믿을 수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이 하는 말, 행동, 다른 사람이 그 사람에 대해서 평가하는말, 리스트로 만들수는 없지만, 그 사람의 많은것들을 보고 종합적으로 사람 머리속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나는 내 룸메 L군 이라는 친구가 있다. 중국인이다. 그가 특별한 사람은 아니지만, 나와 같이 오래 8개월가량 살면서,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 가끔은 문제를 일으키지만, 나는 그가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그 예상할 수 있다. 예상이 되는 것이다. 오래 같이 살았고, 시간을 보냈으니까.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그가 하기 싫어하는 부분은 그냥 내가 미리 알아서 처리한다. 그가 게으르다는 것을 안다. 내가 조금더 움직여서 치운다. 그는 돈을 잘 관리하는 편이 아니다. 그것을 알고 있으므로 그와 생기는 사소한 돈 문제에 무디게 대처하려고 하는 편이다. 나는 잘 모르지만, 나의 단점도 있을것이다. 그는 아마 알아서 이미 대처하고 있는것 같아보인다. 편안하고, 가끔 맥주한잔 하고 싶으면 부담없이 같이 맥주한잔 하는 친구. L군

나는 맥주한잔 하고 싶으면, L군에게 맥주먹으러 가자고 한다. 우리는 언제나 가는 곳이 하나 있다. 메트로타운에 있는 yakko 스시집. 한국인이 운영하는 스시집인데 언제나 늦게까지 연다. 그 곳에 가면, 막상 할 이야기가 딱히 있는것은 아니다. 그는 별로 일상에 이벤트가 없다. 물론 그래도 우리는 서로 대화 한다. 나는 그곳에 L군과 함께가면 편안함을 느낀다. 왜? 나는 그를 알기 때문이다. ‘안다’는 것은 그가 알려준다고 아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이번에 K라는 룸메가 들어왔다. 그는 이상하게도 나를 많이 좋아한다. 처음에는 게이라고 생각하고 불쾌해 했다. 그가 게이인거는 난 괜찮지만 나를 좋아하면 문제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자기는 게이가 아니란다. 좋은 사람인거는 같은데, 거의 맨날 나한테 전화하고, 거의 맨날 내방 노크해서 같이 놀자고 하고 한다. 나의 다른 룸메 L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가 나의 룸메이트가 되고나서, 나의 행복한 evening time은 많이 망가지고, 나는 그의 전화를 피하게 된다. 나는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별로 그의 전화를 반기지 않는다는것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말로 했다. 전화하지 말라고. 내가 그를 싫어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낮선 사람이 이사를 와서 갑자기 친해지고, 매일 전화하고, 매일 방에서 갑자기 잘 어울릴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므로. 그 사람이 말로 이것 저것 설명해도, 나는 믿을수가 없는 것이다. 믿으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그’에 대해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외지에서, 나는 그렇게 쉽게 사람말을 믿을 수가 없다.

누구나 그렇지만 ‘쿨’하려고 노력한다. 다른사람한테 다가갈때 너무 급하게 다가가지 않고, 다가갈때 그 사람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다. 말로 좋다 싫다가 아니더라도, 상황, 표정, 몸짓등에 의해서 알게 된다. 사람에게 다가가는 일은 거절당 하는 위험이 있는 일이다. 어느정도는 위험을 알면서도 다가서는 일이 물론 필요하다.

잘하기. 적절히 적절한 속도로 다가가고, 적절히 거절하고, 적절히 행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