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밴쿠버는 내 나라가 아니다. 내 친구들은 한국에 있고 내 부모님은 한국에 있고 형제도 한국에 있다. 여기서 얼마전 부터 내가 쓰는 말이 있으니, ‘친구 재생산 시스템’ 이다. 여기서는 현지인 친구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내 친구들은 현지인보다는 여기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많다- 공부하러온 외국 학생인 까닭에, 친구들이 자꾸 본국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친구를 계속 만들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어느정도를 수준을 유지하게 되며, 친구를 계속 생산 -재생산이라는 표현이 맞는거라 생각지는 않지만- 하지 않으면 친구는 계속 줄어들게 된다.

친구라 함은 뜻에서 부터 ‘오래도록 같이 지낸 벗’ 이 아닌가, 그런데 이 환경에서는 오래 같이지내기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안정적으로 벗을 만들기 쉽지 않고,또 이국에서의 생활이라는 것이 때로는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외로웁기 마련이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친구 만들기 쉽지 않은 기반아래서 필요한것.. 그것이 애인 이다. 애인이 아니라면 취미 또는 공부같은 할 거리라도 있어야 하는것이다. 나는 왠만하면 취미나 공부쪽으로 관심을 두려고 한다. 하지만 애인을 하나 데리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싶은것도 사실이다. 밴쿠버가 또한 얼마나 놀기 좋은 곳인가, 아름다운 자연과, 내리쬐는 햇살과, 선글라스를 씬 거리의 사람들이 “늙어지면 못노나니”를 외치고 있는듯 하다.

어찌보면 안만든다기 보다 못만들고 있는것이 애인이다. 영어와 리눅스, 그리고 Ruby 를 내 애인으로 삼으리라, 못만드는것이 아니라 안만드는 것이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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