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고속도로에서..

어느날 서울로 올라가는 꽉 막힌 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심심하고 답답한 마음을 무작정 종이에 적었다.

막힌 고속도로에서..

막힌 고속도로에서 나의 시간은 침전한다.
물에 침전하는 것은 아래로 침전하는데,
나의 시간은 어디로 침전하는 것일까.

도로가 막히는 것이 사고를 낸 한 운전자의 잘 못인지
도로정책의 궁극적인 책임자인 이명박의 잘못 인지
자동차를 너무 많이 만들어낸 자동차 회사의 잘못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아마도 이시간에 이 도로를 차를 끌고 지나가는 나의 잘못인가보다.. 한다.

차가 너무 많으니 이 차들을 팔아서 아프리카의 식량부족을 해결했으면.. 한다.
얼마나 박애적인 생각인가.
문제는, 내 차는 빼고 팔아야 한다는 것 정도..
여기에서 현실과 이상이 또 다시 충돌하는 구나.

저들은 비싼 차를 타고 비싼 도로비를 내고서 왜 나와 같이 시간을 침전시키고 있는 것일까.
이 수많은 차속 누군가는 이유를 알 고 있지 않을까?

침전하는 나의 시간에 부유물이라도 남기기 위해 내 버려진 시간의 유서처럼 이 글을 쓴다.
두려운 점은.. 이 무의미한 글이 남에게 읽힘으로서 또 다른 시간을 침전시킬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