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는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이 고민은 언제나 꾸준히 내 머릿속을 맴돌던 질문이었다.

이 글은 몇일동안 Draft 로 남겨져 내 블로그에서 김치처럼 익어가고 있었는데 오늘은 lqez 님의 트윗을 보고 글을 마무리짓고 발행해야 할 때가 왔다고 느낀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중요한 질문들이 아주 많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내 의견을 말해야하는 상황이 온다. 예를 들면 “브렉시트에 찬성하는가?”, “구글에 한국 지도정보를 넘기는 데 찬성하는가?” 또는 “최저임금은 얼마가 적절한가”와 같은게 있고 또는 “한국은행은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가?”나 “Python이 좋은가 Ruby가 좋은가”와 같은 질문도 있다.

결과적으로, 저런 이슈에 제대로 논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각각의 주제에 대해서 다방면의 정보를 습득하고 각 이해 당사자들의 주장을 알고 있어야 한다. “Python이 좋은가 Ruby가 좋은가”와 같은 질문에 제대로 논쟁하려면 두 언어의 장단점을 모두 잘 알고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은 아마 우리나라에 200명도 안될것이다. “최저임금은 얼마가 적당한가”에 대한 논의를 잘 이해하려면 최저임금이 경제, 사회, 저소득층, 기업 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이고 해외의 사례, 산출 방식, 합의 방식등에 대해 이해해야한다. 그냥 “야! 시금 만원 주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다 망한다”거나 “지금 6,000원인데 당장 만원으로 올려야 노동자의 삶이 개선된다”는 단편적인 주장은 이 주제를 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게 만든다. 허나 당연하게도, 이런 다양한 논쟁에 대한 정보를 다 알고있는 것은 불가능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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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지도 논란

최근 포켓몬고 로 인해 다시 논쟁의 중심에 선 “구글지도 논란”을 보자. 나는 구글에 지도 정보를 넘겨주는데 찬성하는 쪽 이었다. 일본에 갔더니 건물 층별로 가게를 볼수 있었고, 영어로 사용할 수 있는 구글지도가 정말 유용했다. 외국 친구들도 구글지도가 없어서 한국 여행이 불편하다고 하고, 다양한 API가 구글지도 기반으로 만들어져있는데 한국에서는 구글지도가 별로라서 쓰기 좋지 않다.

그런데 이 이슈는 가면 갈수록 복잡해진다. 일단 구글이 구글맵을 위해서 서버를 한국에 두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한국만을 위해서 그런 구조로 갈수는 없을꺼다. 구글은 한국에 서버를 둘 생각이 없음에도 “구글 “지도 데이터 국외반출” 논란…진짜 속내는 막대한 법인세 회피?“와 같은 기사를 보면 아래와 같은 말이 있다.

현재 구글이 ‘고정사업장(인적ㆍ물적 설비 포함)이 해외에 있는 사업자나 업체에게는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국내 법인세법의 약점을 잘 알고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에 서버를 두게 된다면 더 이상 조세회피가 쉽지 않다. 국세청이 법인세 부과를 시도할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구글은 국내에서 검색광고와 앱 마켓 매출 등으로 1조원 이상의 실적으로 올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비해 세금 규모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 글이 팩트 인지는 모른다. 다만 구글이나 애플 뿐 아니라 외국 인터넷 회사들이 “구글세” 방식으로 세금을 적게 내고있다는 이야기는 좀 들은적이 있는데.. 그러면 정말 그 나라에 서버가 있으면 구글은 법인세를 투명하게 내게 되는건가? 다른나라 사례는? 굳이 지도이슈에서 세금이슈까지 연결되는게 맞는건가? 세금을 투명하게 내는 다른 지도서비스업체(네이버/카카오)와의 형평성은?

결국 내 안에서 구글지도 이슈는 몇번정도 찬성과 반대를 왔다갔다 한 끝에 지금은 구글에 지도데이터를 넘기는데 찬성쪽으로 기울었지만 대외적으로는 “이 이슈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라고 말한다.

브렉시트

“브렉시트가 뭔소리야, 말이돼?”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니엘 튜더의 브렉시트 속에 거제도가 보이는 이유 와 같은 글을 읽으면 소외된 계층이 처한 현실에서 그들이 브렉시트라는 선택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되기도 한다. 나는 비교적 이런 세계화(이런 단어 오랜만에 쓴다)된 세계에서 잘 살아남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를 통해 일자리를 잃는다. 아, 어쩌면 세계화보다는 전산화, 자동화, AI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그들은 그렇게 느낀다.

정리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대부분 내가 쓰고있거나 (Python, Google 서비스, 아이폰) 내가 좋아하거나(트와이스?!) 속해있는 (우리나라, 개발자) 그룹에 입장을 옹호하는 것으로 출발했다가도 조금만 더 알아보면 모든 이슈에 다양한 관점과 장단점, 그리고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실제로 우리가 하는 논쟁은 제한된 정보와 잘못된 정보속에서 이루어지고, 따라서 무의미하다. 아, 무의미하지는 않다. 논쟁을 통해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그런 자세가 되어있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비지니스를 좋아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Python, Swift, 온라인광고, 마케팅, 커뮤니티, 오픈소스 등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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