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하루의 많은 시간을 웹서핑을 하면서 보낸다. 수많은 글 쪼가리들,
– 쌍용 비자금’으로 번진 신정아 게이트
– ‘홍드로’ 홍수아 시구에 잠실구장 또 한번 들썩
– 우분투와 데비안의 기형적 관계
– 대학생 12% “남북통일 필요없다”
– 이랜드보다 더 나쁜 놈은?
모니터 속에서 자극적인 문구로 나를 유혹하는 데에 성공한 글들을 소비한다. 저 글들이 나에게 진정한 정보가 되어 양분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그냥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원인모를 불안감속에서 순간순간 구해주고 있을 뿐이다. 수없이 쏟아지는 정보들을 소화해내야 한다는 21C형 최첨단 불안감.
만약에 내가 다른 사람보다 10배의 시간을 가지고 있어서 하루가 240시간이라고 하자, 그래서 지금보다 10배, 아니 20배의 웹서핑을 통해서 잡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다고 하면, 나는 진리에 조금이라도 더 다가설 수 있을까? 아, “웹서핑으로 진리에 다가가는 법”이라는 키워드로 웹서핑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마 네이버나 구글은 알지도 모르지.
‘진리에 다가가는 것’이라는 표현은 너무 거창한 표현인가? 그저 나의 시간 중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웹서핑이 나를 더욱 큰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명백하다. 웹서핑은 나를 자라나게 하지 않는다. 수많은 정보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상처 입은 나에게 선사하는 최소한의 자위행위일 뿐이다.
나를 끊임없는 웹서핑 시간낭비의 늪에서 구하고, 조금 더 탈 구조적(신영복 선생님의 표현)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 컴퓨터의 랜선을 뽑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모니터 안쪽 사이버 세상 보다는 현실 세계가 조금은 덜 왜곡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