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문화의 부재

얼마전 한 교양 수업시간에 토론 발표를 하였다. 주제는 ‘동성애자 결혼 찬성 할 것인가’하는 것이었다. 이 주제의 찬반을 떠나서.. 오랜만의 토론은 참 즐거운 일이었다. 수업 시간에 나름대로 나 자신의 토론경험이 나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출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내가 흥분하였다고 하였지만, 토론할 때 나의 흥분정도는 충분히 나 자신이 조절이 된다. 나의 의견을 조금 강하게 표출하고 싶었을 뿐이다.

내가 토론을 그나마 제일 많이 할 수 있었던 때는 학생회 일을 하던 2001년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많은 토론을 통해서 내가 1,2학년때 대학생활을 하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 생각의 조각조각들을 마추어 나아가는 과정이었다. 또한 나의 추상적인 정치적인 입장,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학생회에 대한 나의 생각등을 구체화 시킬 수 있었던 시간들 이었다.

대한민국의 대학교, 아니 대한민국의 사회에는 토론 문화가 없다. 홍세화씨 책을 통해서 엿본 프랑스 사회는 대표적으로 건전한 토론문화가 발달된 나라이다. 잘 발달된 토론문화는 그 나라, 그 사회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싸움을 할 뿐 아무도 토론을 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상대방 그 자체로 인정하는 문화는 존재하지 않고, 아직 독재주의, 물질만능, 승자독식 이 판을 친다. 나도 결고 저런 것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내가 저런 편견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종종 일깨워주는 벗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복받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