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돌아가기, 휴식

요새는 회사는 마무리단계고, 밴쿠버 생활은 하나한 정리되어가는 중이다. 항공권도 거의 확정을 지었고, 학교 복학 관련 이것저것도 체크하고 있다.

그렇다. 나는 이제 학교로 돌아간다.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이 대학생활중에 군대를 가고, 보통 3년간의 휴학후 복학을 한다. 군대라는 상황은 특수해서 ‘사회’라고 하기에는 조금 다르다. 나는 휴학하자마자 아르바이트와 함께 풀타임 학생회 부회장을 하다, 군대를 병역특례라는 껍데기하에 3년간의 회사생활로 대신 했고, 끝나자마자 헐레벌떡 캐나다로 와서는 2개월 반의 학생생활 후에 다시 1년3개월간의 캐나다에서의 회사생활. 인턴으로 시작해서 정식직원이 된 그 우여곡절 스토리를 마치고 학교에 돌아가려니, 벌써 휴학이 5년이다. 5년동안 캐나다에서 학생 2개월반을 제외하고는 계속 회사원 생활을 했으니 회사생활 5년이다. 학생 생활이 그리울때가 되었지.

기나긴 사회생활을 마치고 되돌아보니, 학생회 부회장때에는 학교사회에서, 한국 회사에서는 한국 회사사회 에서, 짧았던 캐나다 학생때에는 캐나다 유학생으로, 캐나다 일한 시기에서는 캐나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또 캐나다에서 노동자로서 많은 사회와 집단들 속에서 많이 보고, 경험하고, 배웠다. 학교로 돌아가는 지금 나는, 그런 생각이 든다. 사회에서 지친 몸을 학생이라는 편한 신분으로 돌아가서 쉬어주어야지.

물론 학생이라는 신분이 ‘널럴한’ 신분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숙제에, 시험에, 강의에 회사 다니는것 보다 바쁘면 바빴지 시간면에서 널럴하지는 않다. 직장인은 퇴근후와 주말에는 제대로 쉬지만 학생(특히 공대생)은 일주일 내내 숙제에 시험에 치인다. 그래도 나는 학생이 좋다. 무언가 배운 다는것. 아직은 저 사회라는 바다로, 설레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배를 띄우면 별 갈곳이 없는 그곳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 사회에서 헤엄치는것이 끝이 보이지 않는 헤엄치기라면, 학생이라는 신분은 끝이 보이는 호수에서의 헤엄치기랄까.. 언젠가 바다로 나아가야 하는 두려움은 있지만, 그 속에서의 삶은 바쁠지언정 편안하다.

호수라고 널럴한건 아니지만 끝을 알기에, 그안에 해일이나 상어같은 무식한 놈은 없기에 보호받는 느낌이 아닌가. 호수에서 다시 2년간 나 자신을 새로 바꾸고, 새로운 모습으로 바다를 만나자. 다시 바다로 나갈때에는 더욱 큰 움직임으로 저 바다를 가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