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즐거움

자, 오늘도 회사서 점심먹고, 저기 서양아저씨들 빨리 말하는 영어에 스트레스를 받아, 도망쳐나온 내 자리에서 싸이질을 하던중, 내가 사랑하는 아무개의 싸이 일기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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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즐겁다.

바쁜 시간 쪼개서
삼겹살 두근 사들고 학교로 올라가
총학에서 불판 빌리고
동방에서 버너 가져다가
지글지글 구워서 참이슬 겻들여 먹는다.

또 어디선가 젓가락도 얻어오고,
씻지도 않은 상추와
시장에서 사온 500원만큼의 깐마들도 겻들인다.

비도 그치고,
세상의 먼지들 다 씻겨나가
맑은 세상, 오랜만에 선선하고 좋은 날씨에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거리를 거닐다
도착한 대학로, 노상에서 만난
오징어 두마리에 또 참이슬을 겻들인다.

내일이 어버이날이라
거리에는 못 다 핀 꽃 천지이고
술은 약간 취해서 기분은 좋다.

이래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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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되고 싶어. 가난할 지라도.
세상에서 가장 소박한 시를 쓸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