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은 왜 실패했을까

나는 모바일 시장 전문가가 아니다. 피처폰 시절에 CYON 초콜릿폰은 너무 만족스럽게 쓰긴 했지만 심지어는 LG 스마트폰 유저도 아니다. LG 핸드폰이 힘들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고 5년동안 적자였다고 한다. 그동안에 그래도 꾸준히 출시되는 LG폰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들이 있었다. 그 생각의 결론은 LG폰은 추천하기도 힘들고 결국은 잘 안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LG는 저력이 있는 회사이니 문제점을 빨리 깨닫고 개선하여 실적도 개선되기를 진심으로 바랬었다. 아직도 LG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는 것은 아니고 공식적으로 결정된것은 없다고 하니 기대를 가져본다.

나는 핸드폰 시장 전문가도 아니고 이 글의 목적은 정확한 사실 전달이아닌 내가 LG폰을 시장에서 보면서 느낀 점을 적은 글 이기에 부정확한 점이 있을 수 있다. 댓글로 알려주시면 수정하겠다.(하겠습니다. 인데 갑자기 말투를 바꾸기가…)

너무 혼란스러움 이름들과 정신없는 라인업

스마트폰 시장을 리딩하고있는 애플과 삼성은 심플하고 통일된 모델명으로 소비자들에게 그 모델의 출시연도와 급의 차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물론 애플보다는 삼성 스마트폰의 종류가 훨~씬 많아서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꽤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모델명을 보면 몇년도에 만들어진 어느정도 레벨의 핸드폰인지 금방 인식이 된다. 하지만 LG는 아직도 모델명과 라인업이 매우 혼란스럽다. 나무위키의 LG전자/스마트 기기 제품 목록 을 보면 도대체 모델명이 너무 많고 어렵고 중구난방이다. 무슨 모델을사야 어드정도의 기능과 성능을 기대할지 알기 힘들다.

그리고 내가 기억나는 한 장면은 프리미엄 라인인 G시리즈의 성공 이후에 나온 V시리즈 이다. 홍콩 여행을 갔을때 G시리즈와 V시리즈의 광고가 가까이에 둘다 있는 것을 본적이 있다. 나는 둘다 LG의 프리미엄 라인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왜 한 회사에 프리미엄 라인이 2개나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지금도 모르고있다. 이렇게 너무나 많고 복잡한 모델에다가 프리미엄 라인까지 듀얼로 운영하여 역량이 분산되다보니 높은 품질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만들기 힘들었던게 아닐까

하드웨어 차별화 라는 잘못된 전략

스마트폰은 만들기 힘들다.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도 모두 마찬가지다. 매우 치열한 시장에서 제한된 사이즈의 기기에 최대한의 성능을 내는 부품들을 조합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통합하고 테스트 해야 한다. 그래서 그냥 삼성이나 아이폰 같이 평범하고 일반적인 네모 모양으로 만들어도 개발 역량이 매우 많이 들어간다. 같은 모양으로 만들더라도 매년 작년과는 더 나은 성능, 차별화된 기능, 완성도 있는 소프트웨어와의 통합을 통한 훌륭한 UX제공은 너무나도 리소스가 많이 든다.

그런데 LG는 상품기획팀이 뭔가 눈에 보이는 다른점이 있어야 제품이 잘 팔린다고 생각한 것 같다. 갑자기 모듈형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갈아 끼울수 있는 모듈들을 만들지 않나, 90도로 화면을 돌릴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나.. 남들에게는 없는 후면 버튼을 달지를 않나.. 하드웨어에서 눈에 보이는 차별화를 하고 싶어하는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하드웨어의 차별화는 사용자들에게 별 장점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너무 새로운 시도들은 안드로이드라는 한계 때문에 계속 따라가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소프트웨어의 실패

그리고 이런 구글이 지원하지 않는 커다란 하드웨어 변화를 사용할수 있게 하고 안드로이드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지도 않는 다양한 케이스를 커버해아 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몫이다. 그리고 개발자는 한정되어있으니 소프트웨어의 품질은 낮아질 수 있다.

내 주위에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에게 들은 바로는 LG 핸드폰의 소프트웨어가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다. 이런 문제는 예상컨데 위의 문제점들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냥 보통처럼 네모나게 생긴 핸드폰을 소품종 생산 해도도 소프트웨어 대응하기가 힘든데 기이하게 생긴 새로운 하드웨어를 지원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작업과 다품종 지원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까지 든다면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은 핸드폰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핸드폰은 매일 사용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보다는 안정성, 완성도, 속도 같은 것들이 중요하지 내 핸드폰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중요한게 아니다. 아이폰을 사용이유도 다른 핸드폰보다 내가 원하는 기능을 안전하게 실행하고, 완성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합을 제공하고, 반응 속도도 꽤 빠른편이기 때문이다.

LG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차별화 포인트만 내세우다가 완성도 낮은 핸드폰, 어지러운 라인업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오랫동안 실패했는데요 이런 잘못된 의사결정에 내려지게 된것은 내부에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이상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그래도 LG

위에 적은 것처럼 공식 입장은 핸드폰 사업 재검토일뿐 결정난 것은 없다고 알고있다. 제품 라인을 대폭 통합하고 저가형 모델은 요즘 트렌드처럼 ODM으로 가져가면 아직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하드웨어 혁신도 이상한 화면 돌리는 핸드폰 같은거 하지 말고 안드로이드에서 공식 지원하는 경험에 한정해서 최적의 성능을 추구 하는 쪽으로 하면 어떨까. 그리고 화면에 강점이 있는 LG이니 이번에 CES에서 보여준 롤러블 핸드폰도 기대가된다. 1년 후에 정말 달라진 LG 스마트폰 사업으로 재탄생 하기를 바란다.

글을 올리고 나서 LG의 모바일 사업정리 뉴스가 올라온 4월 영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