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느껴본 치통

정말 치통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 줄 몰랐다.
내가 사랑니가 있다는 건 알고는 있었는데 이게 갑자기 통증으로 올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일본으로 3박 4일 출장을 갔다.

저녁 늦게 도착해서 호텔에서 짐을 풀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왼쪽 이가 조금 욱신 거렸다. 흠.. 내가 무리했나 보다. 한국 돌아가면 좀 쉬어야지.. 하고 출근을 했다. 그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부터 귀국 전날까지는 나름 불편했지만 무난히 넘어갔다. 귀국 전날 밤은 치통으로 잠을 뒤척이고 잠 못 이루며 다음날 오후 3시인 비행기를 못 기다리겠어서 아침 비행기를 검색하다가 호텔 카운터에서 아스피린을 받아서 먹고 겨우 잠이 들었다. 다음날도 회사에서 구급약으로 타이레놀을 받아서 3시까지 비행기를 기다렸다. 오전에는 치통으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출국을 위해서 공항에 갔는데 약 기운이 떨어지자 공항에서 정말 너무너무 아팠다. 공항 약국에서 진통제를 구매했다. 한 번에 한 알을 먹으라고 하길래 두 알을 먹었다.

밤에 도착해서 와이프를 보니 눈물이  나왔다. 일본 진통제를 먹고 타이레놀을 더 먹었다.

D-1일 목요일 삼일절이라서 휴일
이마트에 있는 치과가 휴일에도 열길래 열자마자 갔다. 치통의 원인은 “사랑니” 때문인데 사랑니 발치는 2주 후에 가능하다고 한다. 이 치통으로 2주 동안 기다리는 것은 불가능하니 다른 곳을 찾아보기로 하고 그날은 타이레놀을 열심히 먹었다. 약 기운이 돌 때는 그래도 좀 제정신이 돌아왔다. 사랑니 발치는 치과 중에서도 구강악안면외과 전공을 하신 분들이 잘 하는 것이라 했다. 동네에서 사랑니 발치를 한다고 써있는 치과 리스트를 만들었다.

D-day 금요일
휴가를 내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구강악안면외과 전공이라고 적혀있는 병원 중 제일 먼저 여는 치과순으로 연락을 했다. 그중 한곳으로 아침에 뛰어가니 항생제 주사를 맞고 점심때 오라고 한다. 점심때 사랑니 발치를 했다..

발치하고 집에 와서 쌕쌕거리며 숨만 쉬고 있었다.

D+1일 토요일
얼굴이 땡땡 부었다. 집안일과 육아에서 면제받고서 침대에 누워 얼음찜질하며 숨만 쉬고 있었다. 힘들고 아팠지만 타이레놀 기운이 도는 동안은 참을만 했다. 약에게 매우 감사했다. 가끔 상태가 좋을 때에는 다른일은 안하고 사랑니 관련 글을 검색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랑니는 왜 있고, 어떤 경우가 있으며, 부작용은 뭐고, 뽑아야하는지 아닌지, 어디가 잘하고 등등 반 사랑니 전문가가 되었다.

D+2일 일요일
드디어 제정신이 돌아왔다. 아직도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서 냉찜질하며 보냈고 약 기운이 떨어지면 조금은 힘들었지만, 어제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인간으로서 구실을 하기 시작했다. 현대의학에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수요일~토요일까지 4일 정도는 정말 치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제외하고는 어떤 일도 하지 못했다.

사랑이아프니 치과

사랑니 관련검색을 하다보면 걸리는 치과가 있는데 바로 ‘사랑이 아프니’ 치과이다. 이름 맘에들고, 사랑니 발치만 하는 전문병원이다.

  • 홈페이지: http://www.4n2.kr/
  • 블로그에 발치후 주의사항 https://blog.naver.com/k4rang2/80201802748
  • 후기 https://m.blog.naver.com/shhystory/220726160328
  • 후기2 https://blog.naver.com/beautyone89/221165039220

블로그에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다. 예를 들면 언제까지는 냉찜질을 하고 언제부터는 온찜질을 해야 한다거나, 다양한 사랑니 발치후 주의할점과 그 이유 등등. 아쉽게도 지금 홈페이지가 접속이 되지 않는다. 영업중단이 아니고 홈페이지 관리를 안해서 잠시 이런것 이기를.

조선 시대의 치통

나는 외국에서의 시간+휴일 때문에 고생을 조금 더 한 편이지만 보통의 날들 이었으면 더 쉽게 지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치과 기술이 없었던 옛날에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치통이 심할 땐 누워서 숨쉬기 운동 하는 것 밖에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검색해보니 재미있는 글이 있었다. 조선 시대 임금들의 치통 성종이 명나라에 치통에 대한 해결책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사신에게 명했다는 내용이다. 임금님 들이야 사신들에게 요청하던 어떻게든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현대에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릴 일이다.

건강보험

위에서 치통으로 고생할 때는 치아 관련된 생각만 했는데 그중 하나가 보험에 관한 것이다. 한국의 건강보험도 말이 많지만 나는 만족하는 편이다. 병원에 가면 보험이 되는 치료는 대부분 만원이 넘지 않는다. 이번에 발치 한 날도 비용이 85,900원이 나왔다. 어떤 비급여항목이 있다고 했는데 정확히 무엇인지는 당시 제정신이 아니어서 잘 듣지 못했다만 평생 기껏해야 두 번 하면 되는 것이 아래 사랑니 발치이니 부담되는 금액이 아니다. 윗 사랑니 발치는 훨씬 쉽고 저렴하다. 사랑니 발치 비용은 이 블로그에 잘 정리되어있고 5단계로 난이도가 나뉜다는데 각 어떻게 나뉘는지 엑스레이는 이 블로그를 보면 된다. 복잡한 사랑니도 비급여항목이 없으면 4만 원 안쪽이면 뽑는단다. 하지만 아파서 갔을 때의 느낌은 “돈은 얼마라도 상관없어! 이 고통에서 헤어날 수 있다면!” 이었기 때문에.. 비급여 항목으로 조금이라도 고통이 감해지고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낼 정도의 마음가짐 이었다.

치과 홈페이지

나는 아무래도 하는 일이 IT이다 보니 홈페이지로 많은 것을 판단하는데, 치과들이 대부분 홈페이지가 엉망이다. 콘텐츠는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고, IE 기준으로만 레이아웃이 동작하고 만들어진지 아주 오래된듯한 느낌을 그대로 두고있다. 모바일 지원이 안됨은 물론이고. 그런데 치과에 가보면 아주 장사는 잘된다. 조금 더 홈페이지에 신경을 써주었으면…

홈페이지는 거의 하나같이 엉망인데비해 정리가 꽤 잘된,  공을 많이들인 치과 블로그들은 종종 보인다. 다만 치아 사진들이 적나라한것들이 많아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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