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100리터를 버리다

우리집에는 솜이불이 있다. 애증의 솜이불.

모든 집에서 솜이불은 소중하면서 미운 존재다. 요즘 구스다운 이불처럼 가볍지도 않고 관리하기도 힘들고 솜틀집에 맡기는 것은 한없이 비싸다. 하지만 사람들이 소중하다고 하니 쉽게 버릴수 없는 그것. 솜이불은 ‘물건’이라기보다는 ‘유산’이라고 해야 할까.

그 솜이불은 반짝반짝 빛이나는 실크 커버가 있는 그런 존재는 아니다. 다만 우리 이불장을 차지하고있는 가장 크고 무거운 존재로서 압축팩으로 압축할 수 없는 풍채를 자랑한다.

그래서.. 버리기로 했다. 검색을 해보니 수거해가는 곳도 있지만 조건이나 그런게 만만치 않고 쓰레기봉투를 구매해서 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네. 해서 쓰레기 봉투를 구매했다.

하지만 100리터 봉투에 이불을 넣고 나니 너무 많은 공간이 남았다. 절반은 남은듯 하다. “50리터 짜리를 살걸 그랬나?” 싶었지만 그 공간에 버릴까 말까 고민했던 큰 쓰레기들을 버리기로 했다. 이제는 신지않는 다양한 사연이 묻어있는 신발들, 언젠가는 쓰겠지.. 했던 재활용은 불가능한 물품들. 선물받았으나 안쓰는 것들. 어떤 행사에서 받아온 중국산 저렴한 기념품. 누가 줬는지 모르겠지만 저품질의 손톱깎이 세트. 오래된 도마. 지난 5년동안 쓰지는 않고 가지고만 있던 것들.. 그렇게 채우다보니 100리터 봉지가 꽉차서 겨우 상단을 묶을 수 있었다.

어제 버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무엇 무엇을 버렸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요즘은 “물건”은 웬만하면 사지 말고 꼭 사려면 좋은 것을 사려고 노력한다.
“물건”을 소유하는 것은 내 마음에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관리해주고 시간을 내서 관리하고 사용해 주어야 한다.

와이프가 앞으로 두 달마다 100리터씩 버리자고 했다.
내가 두 달은 너무 자주고 세 달마다 버리자고 했다.

비지니스를 좋아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Python, Swift, 온라인광고, 마케팅, 커뮤니티, 오픈소스 등을 좋아합니다.

One Reply to “쓰레기 100리터를 버리다”

  1. 단순하게 꼭 필요한 것만 갖추고 나머지는 정리하는 것이 집 평수 늘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단순한 정리가 대단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셈입니다.
    그런데 목화솜은 요즘 돈주고도 못 산다던데 아깝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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